이번주 토요일 4월2일 행사 안내

‘미술관련 한글 텍스트의 번역’이라는 제목으로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금홍, 이경희, 싸이몬 몰리 세 분이 발표가 있은 후에, 발표자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라운드테이블 토론 후에는 클로징 파티가 이어집니다.)


일시 : 4월 2일 토요일 3시


장소 :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


발표 : 리금홍, 이경희, 싸이몬 몰리


사회 : 조현진



발표자 세 분은 공통적으로 미술이라는 분야에서 텍스트를 생산하는 활동을 합니다. 한가지 차이는 한국어와 영어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언어) 사이에서 각기 다른 출발점과 위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어와 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본인이 한국어로 쓴 텍스트가 내용이자 형식인 작업을 진행중인 작가 리금홍. 지난 10년간 한국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일해온 영어 통-번역사 이경희. 각각의 언어가 가지는 의미적, 시각적 성격을 탐구하며, 최근 한국으로 이주한 영국작가 싸이몬 몰리. 이들에게 번역은 실제 ‘필요’하면서, 개념적으로 관심있는 토픽이기도 합니다.


‘번역’하면 많은 분들이 한번씩은 고민해 보았을 몇몇 질문이 있습니다. 번역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왜 하는가? 번역본과 원본의 적절한 관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원본의 저자는 번역물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지는가? 이번 토론행사는 이처럼 번역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포함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현대미술에서의 한-영 번역의 현실과 방향에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발표자 각각의 논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리금홍


주로 인터뷰, 일지, 팩션, 서신, 이메일 등 문서형태의 작업을 한다. 이러한 작업의 특성상 드러나는 ‘전달’의 문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다. 예를 들어, 영문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영문 번역을 주문하고, 다른 사람에 의해 생산된 이 영역본의 정체는 무엇인가? 텍스트가 하나의 이미지로 ‘전달’될수 있는가? 나의 동양화 형식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화제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번역을 한다면 원본을 얼마만큼 번역되어지는 언어사용자에게 (그들의 문화와 언어습관) 맞춰야 하는가? 하는 것들이다


이경희


‘예술과 번역: 미술계 공공기관 번역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제목으로 아래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무엇이 “제대로” 된 번역인가에 대해서는 각종 이론과 의견이 있을 수 있기에 섣불리 얘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평화적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통과 다양성이다. 번역의 궁극적 목적은 문화간 소통에 있고, 소통의 궁극적 목표는 다양성이라고 본다. 다양성은 단지 “다름”을 의미하지 않고 그 다름을 존중하고 수용하고 함께 어울리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번역은 왜 하는가? 누구를, 무엇을 위한 번역인가? 대한민국의 훌륭한 행정가와 정책입안자들이 번역에 관해서도 좀더 원대한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실무자들이야 코앞의 예산이나 행사를 치르기도 버겁겠지만, 귀중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데, 단 한 푼이라도 더 국가의 번영과 인류의 평화에 기여가 되는 진정 아름다운 사업을 하면 그 사업의 가치가 더욱 빛나지 않겠는가? 불가능할 것 도 없다. 의사결정자의 비전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싸이몬 몰리


먼저 일본 문학에 관한 번역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본인의 미술프로젝트를 소개한다. http://www.simonmorley.com/japanesefiction/index.html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술작가이자 강사로써 한국에 거주하면서 보고 느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번역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라기 보다, 현대미술 내에서 번역의 목적에 초점을 두고 논의하고 싶다.




발표자 소개


리금홍은 홍콩르와르 영화가 극장가를 평정하고 있을 즈음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극장에 가다가, 자막너머, 그 알 수 없는 언어 속에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들의 진: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간절한 대화, 자막이라는 전환장치를 거치지 않고 이해하고 싶어서 중문과에 진학했다. 중국고전을 접하게 되었고, 흔히 사용하는 말이나 인식들 중 중국어나 한자에서 기인한 것을 찾아내거나, 중국의 것과 비교하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학업과정 중에는 한자의 이미지와 한자에 대한 인식 등을 토대로 작업활동을 했고. 학업과정을 마치면서부터 문화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틈새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틈새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을 사소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경희는 서울에서 태어난 후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다. 10대를 시카고에서, 20대를 샌프란시스코, 유럽, 뉴욕, 서울, 인천에서 보냈다. 대학에서 인류학과 여성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회의통역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 국무부 통역사로 잠시 활동하고, 국내에서는 한국기자협회, 주한외국은행단, 르노삼성자동차, 세계화장실협회등에서 직원, 컨설턴트, 고문등으로 활동했다.


싸이몬 몰리는 현재 한국에 살고있는 영국 미술작가 겸 글작가이고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근대 역사를,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최근에 프랑스 디죵에 있는 미술 박물관과 런던 ‘아트 퍼스트’에서 개인전을 했다. 싸이몬은 또한 ‘벽에 글쓰기: 근대 미술에서의 말과 이미지’ (2003)와 ‘숭고함: 현대미술에서의 기록’ (2010)의 편집자였고, 현재 성심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고있다.